
‘잠금장치’를 통한 기계비평 최근 나에게 있어서 가장 큰 충격을 주었던 기계는 디지털 도어락 이었다. 중학생 시절 현관문에 처음으로 설치된 도어락은 0에서 9까지의 숫자들과 샵(#), 그리고 별(*)로 조합된 특정한 비밀번호를 입력해야만 문이 열리도록 해놓은 전자 잠금장치였다. 열쇠를 들고 다니기가 귀찮아 열쇠로 문을 열던 때에도 곧잘 벨을 누르던 내게 도어락은 아주 간편하고 삶의 질을 높여주는 기계였다. 비밀번호 8자리만 누르면 문이 열린다니! 심지어 그 비밀번호는 머릿속에 늘 기억해두고 다니니, 귀찮게 열쇠를 들고 다닐 필요도, 잃어버렸을 때 당황하며 지나온 길을 돌아갈 일도 없는 혁신적인 일이었다. 그렇게 도어락이 설치되어있는 집에서 산지 몇 년이 흘러 얼마 전 겨울, 전적으로 이 잠금장치를 신뢰하..
TEXT/NARRATIVE
2019. 10. 30. 20:31